기아는 12일 서울 용산구 남산서울타워에서 ‘기아 커리어 캠프’를 열었다. [사진 기아] “전국의 비밀요원 지망생 여러분께 급히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요. 남산 서울타워 지하엔 비밀연구소가 있는데, 얼마 전 연구소장인 ‘기 박사님’이 사라져버렸어요. 사라진 기 박사님을 찾아주세요.”
12일 서울 용산구 남산 서울타워를 찾은 취업준비생 류태선(26·연세대)씨는 이런 메시지를 받고 탐험(?)에 나섰다. ‘기 박사님’의 정체는 국내 완성차 기업 기아였고, 비밀연구소는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앞두고 개최한 커리어 캠프였다. 류씨는 “기계공학을 전공해 자동차회사 입사를 지망하고 있다”며 “참여형 채용 설명회는 처음인데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취준생들끼리 정보교환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날 하룻동안 진행된 커리어캠프에는 330명이 참가했다.
하반기 채용을 앞둔 기업들이 인재 확보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수한 인재가 지원하도록 주요 대학을 돌며 취업설명회를 하는 수준을 넘어, 요즘 기업들은 업종·기업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예비 지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고 있다. 동시에 기업 문화가 반영된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 취준생들의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고 원하는 인재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아의 커리어캠프도 그 일환이다. 이번 채용설명회에선 취준생들이 가진 ‘남성중심 문화’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 등 회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데 중점을 뒀다. ‘여성 리더 커리어 토크’도 별도로 열었다. 연사로 나선 허현숙 현대차그룹 전략기획실 상무는 “현대차그룹은 ‘술을 잘 마신다’는 이미지이지만, 저는 못 마시는데도 그룹 임원까지 했다. 내가 입사한 24년 전과 달리 여성직원들이 차별받지 않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유튜브 라이브 채용설명회’를 도입해 지난 9일 진행했다. 국내외 각지의 취준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회사 및 입사 지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겠다는 취지다. 재계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유지 중인 삼성은 지난 11일 19개사의 원서접수를 마쳤다. 다음달 삼성 직무적성 검사(필기시험
·GSAT)를 거쳐 오는 11월 면접 전형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23일까지 원서를 접수하는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지역 대학 순회 취업설명회를 올해부터 재개했다. 반도체 분야 석·박사 대학원생 대상으로 하는 취업설명회 ‘테크 데이’도 국내 5개 공과대학을 돌며 지난 10일까지 마쳤다.
SK하이닉스는 통상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 대규모로 신입 채용을 했는데, 올해는 3회로 늘렸다.
SK C&C는 올해부터 채용 전 과정에 인공지능(
AI) 채용 에이전트를 도입해 서류 심사부터 면접까지 지원자 역량을 파악하도록 했다. 19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가 오는 14일까지 신입사원·인턴 채용을, 기아가 23일까지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현대차는 올해 채용 전환형 인턴십 프로그램 ‘넥스트 젠’도 함께 뽑는데, 겨울 방학 5주간의 활동 결과에 따라 최종 합격자는 내년 7월 입사한다.
LG그룹은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가 함께 진행하는 대학교 순회 채용박람회 ‘
LG데이’ 행사를 최근 마쳤다.
LG전자는 오는 18일까지,
LG화학은 오는 23일까지,
LG CNS는 오는 19일까지 각각 신입사원 채용 원서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