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을 알아보던 30대 A씨는 기업 리뷰 내역을 보고 싶어 잡플래닛에 프리미엄 리뷰를 등록했다. A씨는 N사에 재직한 적이 없지만 낙방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 정보를 입력하고 프리미엄 리뷰를 올렸다. 호기심에 올린 것인데, 재직여부를 묻지 않아 쉽게 리뷰를 등록할 있었다. 승인은 이틀내 이뤄져 등록까지 완료됐다.
# 중소기업 인사팀 소속 B씨는 수개월 전 잡플래닛에 등록된 불만이 가득한 리뷰를 보고 당혹스러웠다. 업력이 오래된 회사도 아닌데 회사를 향한 부정적 리뷰 글 몇 개가 상단에 올라와서다. 확인해보니 재직한 사람이 작성한 글이 아니었다. 잡플래닛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리뷰 삭제가 어렵다는 답변이 왔다. 잡플래닛은 또 삭제를 위해 다양한 증빙 서류를 요구하며 차일피일 미뤘다. 그 기간 신규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온라인 채용 플랫폼 잡플래닛의 허술한 리뷰 검증 시스템이 논란이다. 잡플래닛은 재직한 회사의 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기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는데, 기업에 재직·퇴직했다는 인증절차 없이 리뷰 작성이 가능하도록 해 거짓 리뷰도 작성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 등 경쟁사는 필수로 재직 인증을 받고 있는 데다가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인 블라인드도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재직 인증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운영하는 잡플래닛이 인증을 하지 않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10월 기자가 작성한 카카오, 포스코이앤씨 관련 기업 리뷰. 리뷰를 올리는 과정에서 별도 기업 재직 여부를 묻지 않은채 곧바로 작성이 이뤄졌으며, 하루만에 승인돼 리뷰가 등록됐다.
16일 IT조선 취재 결과에 따르면 잡플래닛 프리미엄 리뷰 서비스 내에는 별도 기업에 재직하거나 퇴직했다는 인증 절차가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회사를 다니지 않고도 기업 리뷰 작성이 가능한 것이다. 거짓리뷰를 작성했는데도 그대로 승인되는 경우도 존재했다. 악의적인 거짓 리뷰가 등장하는 이유다.
실제 기자가 근무한 적 없는 코스피 상장사 두 곳(카카오, 포스코이앤씨)의 프리미엄 리뷰를 작성하니 하루만에 승인돼 리뷰가 게시됐다.
프리미엄 리뷰 서비스는 2021년초 잡플래닛이 선보인 일반 리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프리미엄 리뷰는 직무, 업무방식, 기업문화, 동료, 연봉, 복지 등 상세 항목별로 나눠 작성이 가능하다. 일반 리뷰보다 훨씬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프리미엄 멤버십 리뷰를 열람하려면 사용자도 이전 근무했던 직장 리뷰를 객관식, 주관식 등으로 상세하게 작성해야 한다. 작성을 완료하면 타 기업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일부 기업은 이로 인해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여기에 거짓 리뷰로 의심되는 부분을 발견한 기업이 이의를 제기하려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해야만 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거짓 리뷰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한 기업 관계자는 "유료 멤버십을 이용하지 않으면 악성 리뷰에 사실이 아니라고 댓글을 남기거나, 삭제 등 이의제기를 하기가 어렵다"며 "잡플래닛측은 연간 단위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데 최소 300만~600만원 가량의 부담스러운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잡플래닛 프리미엄 리뷰 이미지. / 잡플래닛 공식 홈페이지
앞서 잡플래닛은 일반 리뷰 작성에서도 허술한 인증문제로 일부 기업과 갈등을 겪었다. 재직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리뷰가 쉽게 올라와 채용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잡플래닛은 올해 7월 선택사항이던 간편인증을 의무화했다. 인증을 완료한 이용자는 고용보험을 통해 조회된 이력이 있는 기업의 리뷰만 작성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회사에 다니지 않던 사람이 악의적인 리뷰를 달아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기업의 불만이 커지자 일반 리뷰 인증을 올해 강화했는데 이제는 프리미엄 리뷰가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의대로 회사를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은 좋지만 거짓 리뷰, 거짓 정보가 난무해서는 안된다"며 "기업도 평가 받지 않을 권리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채용플랫폼에서 리뷰는 신뢰도를 필요로 하는 만큼 인증 절차를 강화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방문자와 트래픽이 필요한데, 인증을 강화하면 트래픽이 줄 수 밖에 없어 이런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플랫폼이 거짓리뷰를 걸러낼 수 있는 인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재직 인증은 일반리뷰에만 도입돼 운영하고 있다"며 "재직인증이 필수는 아니며, 아직 도입한지 얼마되지 않아 향후 서비스 전반에 확장시킬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잡플래닛에 노출된 모든 콘텐츠는 서비스 가입과 상관없이 해당 기업에 신고할 자격이 갖춰졌는지를 확인 후 리뷰 신고를 처리하고 있다"며 "기업의 결제 여부와 상관없이 신고 프로세스는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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